[칼럼]공직자와 청백리의 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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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국장 안태호
옛 속담에 ‘봄 돈 칠 푼은 하늘이 안다‘(농촌에서는 봄에 돈이 매우 귀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는 힘든 5월을 보내고 있는 요즘 국회의원의 코인 투기 관련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각종 투자 정보 접근에 우월적 지위를 가진 공직자의 재산 신고 투명성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수백억대의 부정재산을 갖고 높은 자리에 있는 공직자들,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잔치라도 베풀어 주는 따뜻한 인정을 보여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들의 재산등록 대상에 가상자산을 추가하는 내용의 법안 처리에 불씨를 지핀 모양새다. 일부 공직자들의 온갖 비리와 부정부패의 모습이 백일하에 드러나면서 그 규모와 정도에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기주의와 탈법의 타성, 배금, 황금만능주의와 무질서 무기강, 그리고 공(公)과 사(私)를 구분 못하는 비위공직자들의 정신은 과감히 타파해야 한다.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부정하게 재산을 굵어모으는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오죽했으면 조선시대에는 청백리를 뽑아 역사에 길이 남게 했을까 싶다. 우리나라 만원짜리 지폐 위에서 늘 우리를 지켜보시는 거룩한 세종대왕 시대에도 황희, 맹사성 같은 정승들 몇 분만이 청백리(淸白吏)에 올라 있을 정도이다.
우리는 예로부터 청렴하고 청빈한 생활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으며 특히 공직생활에서 불문율로 여겨왔다. 우리 역사상의 황희정승을 비롯한 여러 청백리상(淸白吏賞)들의 많은 일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청백리라 하면 가난하게 살아가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부자 청백리도 있었다.
국회의원에 당선돼, 요직에 올랐던 한 정치인이의 일화를 들은 적이 생각난다. 당선된 이후 그는 가까운 일가친척들을 모두 초청해 음식을 베푼 자리에서 "내가 국회의원이 됐다고 큰 힘이 있어서 여러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수 있다"고는 생각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자기의 청렴함을 강조하는 공직자가 있다는 사실에 존경의 머리가 숙여진다.
우리사회의 지도자와 공직자들은 옛 선조들의 '사불삼거(四不三拒)'의 지혜를 배우고 이를 통해 사회가 요구하는 청렴의식을 실천해 나가야 이 나라가 똑 바로 설 것이다.
보도국장 안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