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동지(冬至), 태양이 부활하는 날

기사입력 2022.12.0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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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태호국장님 증명사진.jpg
                                               보도국장 안태호

동짓날에는 해가 남쪽 가까이서 뜬다. 날마다 아침이면 무한한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태양은 동쪽에서 뜨지만 동짓날은 점차 해가 길어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해가 뜨고 지는 방향에 따라 동서남북을 정했다. 해가 동서남북을 여행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해가 동쪽에서 떠서 남쪽을 거쳐 서쪽으로 넘어가서 북쪽으로 갔다가 다시 동쪽에서 뜬다고 믿었다.

사방은 다시 계절과 대비시켰다. 동쪽은 봄, 남쪽은 여름, 서쪽은 가을, 북쪽은 겨울이라고 생각하였다. 각 방위마다 색깔을 정했다. 동쪽은 푸른색, 남쪽은 붉은 색, 서쪽은 흰색, 북쪽은 검정색, 중앙은 노랑색이라고 생각하였다. 우주의 생성은 쇠, 나무, 물, 불, 흙으로 되었다고 보고 각 방위에 대비시켰다. 동족은 나무 목(木), 남쪽은 불 화(火), 서쪽은 쇠 금(金), 북쪽은 물 수(水), 중앙은 흙 토(土)라고 생각한 것이다.

낮과 밤의 길이는 매일 변한다. 낮과 밤의 길이가 변하면 계절도 변한다. 계절의 변화는 이 땅의 모든 생명체에게 영향을 미친다. 낮과 밤의 길이를 살펴보는 것은 농경사회에서는 무척 중요한 일이었다. 낮과 밤의 길이가 특별한 날을 정해 이름을 붙이고 일년의 기준을 삼았다. 춘분(春分), 하지(夏至), 추분(秋分), 동지(冬至)가 그날이다.

동짓날은 대게 양력 12월22일경이다. 동짓날은 밤이 제일 긴 날이다. 점차 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날이기도 하다. 해가 점차 길어진다는 것은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그래서 새해의 첫날 즉 설이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빚은 곧 진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태초에 빛이 있었다고 하는 말이나 비로자나 부처님은 한량없는 빛이라는 뜻을 지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동짓날 해가 뜨는 곳은 진리의 지향점이 된다. 부처님을 모실 때 진리의 방향인 동짓날 해가 뜨는 곳을 향하게 한 것이다.

동지는 일 년 중 밤이 제일 길기 때문에 음(陰)의 기운이 가장 센 날이다. 그러나 이날부터 점차 해가 길어져서 양(陽)의 기운이 싹트는 날이기도 하다. 옛 사람들은 동짓날을 태양이 죽음에서 부활하는 날이라고 생각하였다. 해가 죽음에서 부활하는 것은 시작으로 연결되고 새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옛날에는 동짓날을 설날로 삼았다.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동지 팥죽을 먹어야 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하는 말은 설과 관련이 있는 흔적이다.

동짓날 임금님은 관상감에서 만든 달력에다 ‘동문지보(同文之寶)’란 도장을 찍어서 관원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신하들은 다시 천지들에게 돌렸다. 동문지보라는 말은 천문(天文)과 같은 아주 소중한 보배라는 뜻이다. 페르시아에서는 태양을 신으로 숭배하던 미드라교도들이 12월25일을 ‘태양탄생일’이라 하여 제천(祭天)행사를 벌렸다. 이것이 로마로 건너가서 축제로 이어오다 기원후 4세기경에는 크리스마스로 대체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크리스마스도 동짓날을 새해로 여긴 옛 풍습에서 유래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동지(冬至)를 풀이하면 겨울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동지는 드는 시기에 따라 음력11월 초순에 들면 ‘애동지(哀冬至)’, 중순에 들면 ‘중동지(中冬至)’, 그믐께 들면 ‘늦동지’ 또는 ‘노동지(老冬至)’라고 부른다. 동지는 사람에 비유하면 노인이 된다. 그래서 애동지에는 나이 어린 사람이 많이 죽고, 중동지에는 중늙은이가 많이 죽고, 노동지에는 노인이 많이 죽는다는 말이 생겨났다.

동짓날에는 팥죽을 먹는다. 팥죽을 쑤어 집안을 두루 보살펴주시는 삼신과 성주님께 올린다. 팥죽으로 조상님께 차례를 지낸 후 집안 여러 곳에 한 그릇씩을 떠 놓는다. 전염병이 유행할 때에는 우물에 팥을 넣었다. 팥죽 국물을 솔가지에 묻혀 벽이나 문짝에 뿌렸다. 모두가 음양사상의 영향이다. 팥죽은 붉다. 태양도 붉다. 붉은 팥죽은 태양을 상징한다. 태양은 양(梁)이다. 사람들을 해코지하는 역귀(疫鬼)는 음(陰)이다. 역귀의 장난으로 병이나고 재수가 없다고 보았다. 양으로써 음을 다스린다는 음양의 이치로써 역귀를 물리칠 수 있다고 보았다. 양에 해당하는 음식을 생각하다 붉은 팥죽을 생각해 낸 것이다. 팥죽의 붉은 색깔이 태양과 같은 힘을 갖고 있다고 믿은 것이다.

팥죽엔 새알심이 들어 있다. 새알심을 ‘옹시래미’ 또는 ‘옹시미’라고도 불렀다. 쌀이 귀한 곳에서는 수수로 새알심을 만들었다. 동짓날 새알심을 자기 나이 숫자만큼 먹어야 한다고 하였다. 영양 섭취를 배려한 삶의 지혜이다. 새알심은 알이나 태양을 상징한다. 알은 생명의 시작이자 어둠을 물리치는 태양이다. 새알심은 바로 새해의 희망을 가리키고 있다고 보여 진다.

한편 동지팥죽은 가족과 이웃이 같은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새로운 한 해에 건강하고 액을 면할 수 있기를 기원하는 세시음식의 하나이면서 신앙적인 뜻을 지닌 음식이기도 하다.
보도국장 안태호

 

 

 

 

 

 

 

 

 

 

 

[kgb한국방송 기자 kgb91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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